[Pick]자연 속의 소(小)자연, 위주리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자 하는 욕망은 오래되었습니다. 

아마 스스로가 다른 종과 다름을 인지하는 어떤 순간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은 인간 존재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인간이 흙으로, 물로, 불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간 너머의 존재가 빚어냈다는 주장도 있지요. 

몸과 마음 혹은 영혼이 합쳐진 구성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논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그러나 진짜 인간을 정의하는게 무엇인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이렇듯 복합적이고 아리송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로이 탐구한 작업이 있습니다.


In unity there is space, heat on fabric, 90x90cm, 2021.


위주리 작가는 자연 속 인간을 바라봅니다. 

그는 인간을 구성하는게 호흡 속에서 잉태한 결들이라 말합니다. 

성장하는 인간의 몸과 누적된 시간이 주는 경험들이 한 존재를 형성합니다. 

단순한 생리적 활동과 외부적 자극이 합쳐진 것을 넘어 다른 자연과 자연이 합쳐지고, 부딪쳐 한 '인간'을 존재하게 합니다. 

소(小)자연이 모여 대자연이 되고, 인간의 숲이 모여 사회가 됩니다. 

이렇듯 존재의 만남은 더 큰 존재감을 가지게 합니다. 

위주리 작가가 본 세상은 이렇듯 자연 속에서 흐르는 존재의 그러함을 명시합니다. 


끄는 힘과 미는 힘(Pull and Push), directional force on sandpaper, 25.5x21cm, 2021.

그의 작업행위도 자연과 같습니다. 

작가가 바라본 대상들은 작은 흔적들을 쌓아 작품이라는 몸체에 도달합니다. 

위주리 작가는 천, 사포, 목재 등 자연 속 재료들을 자신의 의도 하에 새로이 구성합니다. 

천 위로 불의 그을림을 주면 가운데 점부터 퍼져 가는 검은 흔적이 남습니다. 

처음 행위로부터 시작해 원이라는 형체에 도달하기까지 쌓인 시간의 흔적들은 작가의 작품 위에 남아, 하나의 자연을 시사합니다. 

위주리 작가의 작업들은 한 원에서 시작해 선으로, 면으로, 구체적인 입체물로 남기도 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자연물 위로 모사된 행위에서 존재들의 관계성을 살펴보세요. 

인간의 그러함을, 자연의 본모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KT 기가지니 우리집 미술관에서 위주리 작가의 <자연 속의 소(小)자연, 위주리>를 감상해보세요!

📌SAC(성산동 114-7번지)에서 4월 27일-5월 10일까지 위주리 작가의 전시가 진행되었습니다.